안녕하세요. Rabbit입니다! 🐰
SAP를 다루다 보면 이름부터 낯선 ‘순환 BOM’이라는 용어를 만나게 됩니다. 자기 자신을 재료로 쓴다는 이 알쏭달쏭한 개념 때문에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느끼시는데요.
오늘은 이 순환 BOM에 대한 모든 것을, 맛있는 칼국수 육수 비유부터 실제 재작업(Rework) 시나리오와 시스템 화면까지 동원하여 누구보다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 글 하나로 순환 BOM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꿔드릴게요!
1. 순환 BOM이란 무엇일까요? (개념 잡기)
BOM(Bill of Materials)은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목록’ 즉, 레시피입니다. 그렇다면 순환 BOM은 어떤 레시피일까요?
바로 “제품의 레시피에 바로 그 제품 자신이 재료로 다시 포함되는 구조”를 말합니다.
이해가 잘 안되신다면, 대대손손 이어지는 칼국수 맛집의 ‘비법 육수’를 떠올려 보세요. 사장님은 ‘오늘 팔 육수’를 끓일 때, 맛의 깊이와 일관성을 위해 ‘어제 쓰고 남은 육수’를 한 국자 넣습니다.
‘칼국수 육수’라는 완제품을 만드는데, ‘칼국수 육수’가 다시 재료로 투입되는 상황! 이것이 바로 순환 BOM의 핵심 원리입니다.
현실에서는 주로 재작업, 부산물 재활용, 촉매 투입 등 특수한 생산 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아주 스마트한 방법이랍니다.
2. 순환 BOM 처리 방법 (재작업 시나리오)
이제 실제 현업에서 가장 많이 쓰는 ‘재작업(Rework)’ 시나리오를 통해 순환 BOM을 어떻게 시스템에 설정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의 시나리오
- 1단계: 완제품(F코드)이 생산이 완료되어 창고에 입고되었습니다.
- 2단계: 동일 LOT에서 결함이 발견되어 완제품에 대해 재작업이 필요합니다.
- 3단계: 재작업 공정(H코드)을 통해 불량 완제품(F코드)을 투입하고, 정상 완제품(F코드)을 다시 만들어 재입고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발생하는 F → H → F 순환 관계를 시스템은 어떻게 인식할까요? 아래 ‘다중 레벨 BOM 조회’ 화면을 보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위 화면은 시스템이 이 순환 구조를 어떻게 파악하는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 최상위 자재 F코드를 만들기 위해,
- 첫 번째 레벨(
.1
)의 부품으로 H코드가 필요합니다. - 그런데 그 H코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시 두 번째 레벨(
..2
)의 부품으로 F코드가 필요한 구조입니다.
이처럼 시스템이 자재 소요량을 계산할 때,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며 끝없이 반복되는 ‘무한루프’에 빠지게 됩니다.
무한루프를 막는 안전장치: ‘순환 허용’ 체크
이 논리적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시스템에 “이 순환 구조는 오류가 아니라 의도된 것이야!”라는 신호를 보내주어야 합니다.

바로 위 이미지처럼, H의 BOM을 구성할 때 부품으로 들어가는 F의 품목 상세화면에서 ‘순환 허용’ 체크박스에 V 표시를 해야 합니다.
이 작은 체크 하나가 시스템이 무한루프 계산을 멈추고, 순환 구조를 정상적인 레시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 역할을 합니다.
3. 순환 BOM과 원가
“F를 만드는데 F가 들어가면, 원가는 대체 어떻게 계산되나요? 무한정 더해지는 거 아닌가요?”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원가계산의 비밀은 바로 ‘표준원가’와 ‘우선순위 BOM’에 있습니다.
원가계산의 비밀
시스템은 순환 구조의 원가를 계산할 때, 과거를 추적하는 무한 반복 계산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재 마스터에 이미 계산되어 있는 ‘현재의 표준원가’를 참조하여 계산의 고리를 끊어버립니다.
문제는, 하나의 자재에 여러 개의 BOM(정상 생산용, 재작업용 등)이 있을 경우, 시스템이 어떤 BOM을 ‘표준’으로 삼아 원가를 계산하느냐는 것입니다.

그 해답은 위 자재 마스터의 ‘원가계산 1’ 뷰 화면에 있습니다. 바로 ‘생산 버전’ 필드가 그 기준을 제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결론적으로, ‘시스템상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BOM’ 또는 ‘별도 지정하지 않았을 때 최초 Release된 BOM/생산버전’ 기준으로 표준원가가 계산됩니다. 즉, 시스템은 우리가 정해놓은 우선순위(주로 생산 버전을 통해 관리)에 따라 단 하나의 BOM을 ‘대표 레시피’로 인정하고, 그 레시피를 기준으로 자재의 공식적인 표준원가를 계산합니다.
따라서 재작업용 BOM이 표준원가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려면, 정상 생산용 BOM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등의 정확한 기준 설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며
오늘은 순환 BOM의 세계를 함께 여행해 보았습니다. 이제 모든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복잡해 보이지만 이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 개념: 자기 자신을 재료로 쓰는 특별한 레시피 (feat. 칼국수 비법 육수)
- 처리: 재작업 등 순환 구조 발생 시, 관련 부품에 ‘순환 허용’을 반드시 체크한다.
- 원가: ‘현재 표준원가’와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생산 버전’의 BOM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이제 순환 BOM을 만나도 당황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이미 그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전문가가 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