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Fit/Gap 분석, 내 몸에 딱 맞는 명품 정장 맞추는 법 (feat. 실패 없는 쇼핑)

안녕하세요. Rabbit입니다! 🐰

SAP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여정, 참여해본 분들은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그중에서도 가장 심장이 쫄깃해지는 순간이 바로 ‘테스트’ 단계일 텐데요.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시스템이 과연 잘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죠.

그래서 오늘부터는 SAP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테스트와 검증의 세계를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그 대망의 1편 주제는 바로 SAP Fit/Gap 분석입니다!

“어? Rabbit님, Fit/Gap 분석은 테스트가 아니라 설계 단계 아닌가요?” 라고 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맞습니다! 정확해요. 하지만 저는 이걸 ‘우리가 만들 시스템이 우리 회사에 잘 맞을지 확인하는 첫 번째 테스트‘라고 부르고 싶어요.

자, 그럼 SAP 프로젝트 성공의 첫 관문, Fit/Gap 분석이 무엇인지 ‘맞춤 정장 쇼핑’ 비유와 함께 쉽고 재미있게 알아볼까요?

Fit/Gap 분석_정상
우리 회사에 꼭 맞는 시스템을 찾는 여정, Fit/Gap 분석에서 시작됩니다.

Fit/Gap 분석, 대체 정체가 뭐야? (feat. 맞춤 정장 쇼핑)

PI(프로세스 혁신) 단계를 거쳐 우리는 “앞으로 우리 회사는 이렇게 일할 거야!”라는 멋진 미래 청사진(To-Be 프로세스)을 그렸습니다.

이제 이 청사진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죠. 이때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기능, SAP가 얼마나 기본으로 제공해주지?”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Fit/Gap 분석이에요. 마치 우리가 중요한 행사를 위해 정장을 사러 간 상황과 똑같아요.

Fit (딱 맞는 부분): 기성복처럼 바로 입기

매장에서 기성복을 입어봤는데, 어깨, 품, 소매 길이가 내 몸에 착 감기듯 완벽하게 맞아요.

“유레카! 이건 그냥 이대로 사서 입으면 되겠네!” 하는 순간이죠.

SAP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재고 관리 프로세스가 SAP 표준 기능과 100% 일치하는 경우를 말해요.

“오, 이건 SAP 표준 기능 그대로 쓰면 되겠다!” 이런 상황이 바로 ‘Fit’입니다.

Gap (안 맞거나 없는 부분): 수선 또는 특별 제작

옷은 정말 마음에 드는데, 팔 길이가 너무 길고 허리가 큽니다. 혹은, 나는 분명히 주머니가 3개인 디자인을 원했는데 이 옷은 2개밖에 없네요. 이런 게 바로 ‘Gap’이죠.

SAP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회사만의 특별한 할인 정책이나 복잡한 결재 라인은 SAP 표준 기능에 없는 경우가 많아요.

“어? 이 기능은 SAP에 없네. 어떻게 해결하지?”

바로 이 부분이 ‘Gap’이고, 우리가 집중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결국 Fit/Gap 분석이란, 우리가 원하는 것(To-Be)과 SAP라는 기성 제품(Standard)을 비교해서, ‘그대로 쓸 수 있는 부분(Fit)’‘손을 봐야 하거나 아예 없는 부분(Gap)’을 명확히 찾아내는 과정인 거죠.

Fit/Gap 분석_gap
SAP 표준 기능으로 충분한 Fit, 추가 작업이 필요한 Gap.

Fit/Gap 분석, 타이밍이 생명! 언제 해야 할까?

이렇게 중요한 Fit/Gap 분석, 프로젝트의 어느 시점에 진행될까요?

정답은 “본격적인 시스템 개발(구축)에 착수하기 바로 직전”입니다. SAP 프로젝트 방법론에서는 보통 ‘설계(Blueprint)’ 또는 ‘탐색(Explore)’ 단계에서 이 작업을 수행해요.

정장 쇼핑에 비유해 볼까요?

어떤 스타일의 옷을 살지 결정한 뒤(To-Be 설계), 매장에 가서 옷을 직접 입어보고(Fit/Gap 분석), 그 후에 수선을 맡기거나(개발) 최종 구매를 결정(구축)하는 순서와 같아요.

만약 옷을 다 사고 나서 집에 와서 입어봤는데 안 맞으면 어떡하죠?

환불하러 가거나, 비싼 돈 주고 따로 수선해야 하잖아요. 시간도, 돈도 두 배로 들죠.

그래서 Fit/Gap 분석타이밍이 생명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Fit/Gap 분석,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Fit/Gap 분석은 컨설턴트 혼자 컴퓨터 앞에서 “음… 이건 Fit, 저건 Gap…” 이렇게 하는 작업이 아니에요. 현업의 핵심 담당자(실제 시스템을 쓸 사람)와 컨설턴트들이 며칠씩 한 공간에 모여 머리를 맞대는 협업 워크숍 형태로 진행됩니다.

프로젝트에서는 종종 이 치열한 논의와 빠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워룸(War Room)’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이름처럼 프로젝트의 향방을 결정하는 전쟁 지휘 사령부 같은 곳이죠.

이 ‘워룸’에서는 보통 이런 절차로 분석이 진행돼요.

1. 사전 준비 (쇼핑 전 스타일 스케치)

  • 현업: “우리는 이런 업무 프로세스를 원해요!” (원하는 정장 디자인 스케치)
  • 컨설턴트: “SAP 표준 기능은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매장에 진열된 기성복과 카탈로그)

2. Fit/Gap 워크숍 (가장 중요한 ‘피팅룸’ 단계)

  • 프로세스 하나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SAP 표준 기능과 비교합니다.
  • 컨설턴트: “매출채권 마감은 SAP에서 이렇게 처리됩니다. (데모 시연)”
  • 현업 담당자: “오, 우리 방식과 거의 똑같네요. 이건 ‘Fit’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특정 거래처에 대해선 마감일을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있나요?”
  • 컨설턴트: “아, 그 기능은 표준에는 없습니다. 그 부분이 바로 ‘Gap’입니다.”

3. Gap 리스트 도출 및 해결 방안 수립 (수선 방향 결정)

  • 워크숍에서 발견된 모든 ‘Gap’들을 목록으로 만듭니다. (수선할 부분을 모두 적은 리스트)
  • 이제 각 Gap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하는데, 여기서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집니다.

옵션 1: 옷을 몸에 맞게 수선한다 (개발)

  • “우리 회사만의 리포트를 새로 개발합시다.”
  • 가장 흔한 방법이지만, 추가 비용과 시간이 발생해요. 우리만의 기능을 코딩(Z-Code)하거나 설정을 변경(Customizing)하는 방식이죠.

옵션 2: 옷에 내 몸을 맞춘다 (프로세스 변경)

  • “생각해보니 SAP 표준 방식이 더 효율적이네요. 우리 업무 방식을 시스템에 맞추죠.”
  • 가장 이상적이지만, 기존 방식에 익숙한 현업의 변화 저항이 있을 수 있어 충분한 설득과 합의가 필요해요.

옵션 3: 이 정도는 그냥 입는다 (타협 및 수용)

  •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못 쓸 정도는 아니니 그냥 표준 기능을 쓰도록 하죠.”
  • 모든 것을 다 개발할 순 없으니, 현업의 현명한 타협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 마무리하며

Fit/Gap 분석은 단순히 시스템 기능과 요구사항을 비교하는 활동을 넘어섭니다.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범위와 예산, 일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하죠.

이 단계에서 ‘Gap’을 어떻게 해결하기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추가 개발의 양이 정해지고 프로젝트의 난이도와 비용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꼼꼼하고 현실적인 Fit/Gap 분석이야말로 ‘비싼 엑셀’이 아닌, 우리 회사에 꼭 맞는 명품 시스템을 만드는 성공의 첫걸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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